<도검난무>
야만바기리 쿠니히로 드림 by.밤
“...”
츠바키는 손에 쥔 검을 내려다보았다. 사니와. 도검남사라고 불리는 검의 츠쿠모가미와 함께 역사 수정을 노리는 이들로부터 역사를 수호하는 사람. 지금부터 자신이 해야 할 일이었다. 사니와에게 가장 처음 주어지는 선택은 다섯 개의 검 중에 어느 검을 첫 파트너로 할 것인지.
다섯 검에 대한 정보를 쭉 훑어본 뒤, 첫 검을 고른 츠바키는 콘노스케라는 여우가 말하는 대로 검에 영력을 불어넣었다. 츠바키는 벚꽃이 휘날리며 사람이 나타나는 과정을 눈에 담았다. 자신이 골랐던 대로, 예쁜 금발에 낡고 해진 옷을 입고, 흰 천을 뒤집어쓴 남자가 나타났다. 천으로 반쯤 가려지고 또 긴 앞머리로 다시 가려졌지만, 사이로 보이는 에메랄드빛 눈이 예뻤다.
“야만바기리 쿠니히로다. ...뭐지 그 눈은. 사본이라는 것이 신경 쓰이나?”
츠바키는 차분하게 가라앉은 목소리를 들으며 낡은 천을 뒤집어쓴 남사를 그저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저 곧은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사니와 덕에 야만바기리는 어쩐지 서먹한 기분이 들어 입을 다물었다. 사니와는 야만바기리를 보며 목소리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워낙 무표정한 얼굴인지라 야만바기리도, 콘노스케도 알아채지 못한 모양이었다.
“사니와 님! 그러면 이제부터―.”
통통 튀는 목소리의 콘노스케의 설명을 따라 츠바키와 야만바기리는 전장으로 향했다. 사니와가 되고 첫 전투. 물론 싸우는 것은 야만바기리의 몫이지만, 어쨌든 첫 전투였다. 역수자와 싸우는 것은 꽤 힘든 일이라는 설명을 들었지만, 그래도 처음이고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알려주는 거라고 했으니까 할 만하겠지. 츠바키는 꽤 안이한 마음으로 폴짝폴짝 뛰어가는 콘노스케의 뒤를 따랐다.
“...피에 더럽혀진 게 딱 좋군.”
역수자의 칼날에 무너지는 야만바기리를 보며 츠바키는 입술을 깨물었다. 바로 퇴각을 한 뒤, 콘노스케는 수리실의 사용법에 대해 줄줄이 설명을 늘어놓았다. 여우 놈... 최소 일주일간은 밥 없다. 속으로 콘노스케를 원망하는 말을 중얼거리며 츠바키는 일단 여우 놈의 설명대로 영력으로 야만바기리를 수리하기 시작했다.
피를 묻히는 것이야 칼이었던 시절부터의 일상다반사지만, 스스로 피를 흘리는 감각은 처음이었다. 따뜻하고 간질간질하게 손질되는 감각을 느끼던 야만바기리의 손에 무언가가 닿았다.
“...!”
시종일관 무표정하던 사니와가 제 손을 잡고 있었다. 표정은 여전히 변화가 없었지만, 맞닿은 손의 감각이 따뜻하고, 수리와는 다른 의미로 간질거렸다. 야만바기리가 사니와의 태도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갈피를 잃은 중, 사니와가 조몰락거리는 손끝이 자꾸 신경 쓰였다.
수리가 끝나고, 꽤 컸던 상처는 깔끔하게 수복되었다. 야만바기리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의 손을 잡고 앉아 있던 츠바키도 같이 일어났다.
“...다치지 마.”
처음 듣는 사니와의 목소리에 야만바기리는 순간 당황해서 눈을 깜빡거렸다. 별로... 어차피 수리하면 금방 나으니까. 슬쩍 손을 빼내며 야만바기리가 중얼거렸다.
“...그래도 되도록 다치지 마.”
츠바키는 굳이 다시 야만바기리의 손을 잡지 않고, 그저 다시 한 번 당부했다. 잠시 뜸을 들이던 야만바기리도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츠바키는 그의 긍정에 그제야 만족한 듯 재촉하는 콘노스케를 따라 단도실로 향했다. 야만바기리도 바로 뒤를 따랐다.
콘노스케가 떠드는 것을 제외하고, 츠바키와 야만바기리는 조용했지만, 혼마루의 분위기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오랜만에 저를 손에 쥔 주인은 꽤 괜찮은 녀석인 것 같았다. 야만바기리는 콘노스케의 설명을 따라 단도를 준비하는 츠바키를 한 보 뒤에서 가만히 지켜보았다.
<원피스>
상디 드림 by.메이
의식하지 않았을 때에는 더 진한 스킨십을 할 때에도 문제가 없었는데, 막상 의식하기 시작하니 손이 스치는 것만으로도 뺨이 화끈 달아올랐다.
“제가 도와드릴게요!”
“아, 아니, 괘, 괜찮아요!”
품에 안고 있던 책들을 들고 빠르게 방으로 사라지는 그녀의 모습에 상디가 곤란한 듯이 웃어보였다. 며칠 전부터 눈에 띄게 자신을 피하는 모습에 입 안이 썼다. 자신이 싫어졌다던가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눈에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을 피하는 것을 좋게 생각할 수는 없었다.
“아, 어쩌지….”
문을 닫고 들어오자마자 바닥에 우르르 책이 무너지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는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얼굴만 봐도 참을 수 없이 얼굴이 화끈 거려왔다. 이렇게 피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스스로도 알면서도 어쩔 수가 없었다.
“너무 좋아.”
가슴이 벅차서 말을 걸어오는 목소리도, 웃는 얼굴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닿지 않아도 이렇게 벅찬데 만약 서로에게 닿기라도 한다면 가슴이 터져버릴 지도 몰랐다.
똑똑, 하는 노크 소리와 함께 상냥한 목소리가 울렸다.
“들어가도 될까요?”
“…읏, 자, 잠시 만요!”
흩어진 책들을 황급하게 주워서 탁자 위에 올려놓은 그녀가 냉큼 문을 열었다. 달콤한 디저트를 들고 찾아온 그가 조심스럽게 방 안을 살피고선, 엉성하게 올려져있는 책을 살짝 옆으로 밀고 쟁반을 내려놓았다.
“…같이 먹을래요?”
“네.”
상디가 맞은편에 앉자, 그녀는 탁자 위에 올려져있던 책을 정리해서는 침대 위로 옮겼다. 서로 마주보고 앉아있자 그녀는 다시 심장이 터질 것 같이 뛰면서 얼굴이 화끈 거렸다.
“여기 포크요.”
“아, 아, 고마워요.”
포크를 건네는 손길에 손이 부딪치자 그녀가 멈칫하더니 상디의 손에서 포크를 받아들었다. 오늘도 입안에서 살살 녹는 디저트는 달콤하기 짝이 없었지만, 입으로 들어가는 지 코로 들어가는 지, 모를 정도로 긴장해있었다.
“자리 비켜드릴까요?”
“아, 아뇨! 아니에요!”
금방이라도 울 것같이 외치는 그녀의 모습에 상디가 당황한 얼굴로 어쩔 줄 몰라했다. 피하고 싶어서 피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너무 좋아서…. 너무 좋음이 멈추지를 않아서 조절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좋아해요.”
“네, 저도요.”
“…진짜 엄청 많이 좋아해요.”
“저도 엄청 많이 좋아해요.”
좋아한다고 말할 때마다 돌아오는 대답에 그녀의 얼굴이 점점 더 달아올랐다. 그녀가 탁자 위에 놓여있는 상디의 손을 잡자 상디가 손을 돌려 그 손을 맞잡았다. 손 안에서부터 퍼지는 온기에 귀 바로 옆에서 심장이 뛰는 것 같았다.
“그, 그 동안 피해 다닌 거 말이에요.”
“네.”
“…너무 좋아서 그랬어요.”
푹 수그러지는 고개에 상디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맞잡은 손에 엄지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손등을 쓸어내리자 그녀가 그 손을 좀 더 강하게 맞잡았다.
“네, 알아요.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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