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의 왕자>
토야마 킨타로 드림 by.리나
“누야!”
헐레벌떡 뛰어오는 너에게 웃어주려고 하는데, 나도 모르게 코부터 찡긋했다. 에취. 재채기를 너무 많이 했더니 머리가 빙글빙글 돈다. 네가 너무 요리조리 뛴다고 생각했는데, 네 팔이 나를 붙잡는다. 내가 비틀거리는 거였다.
“누야, 괘안나? 아프나?”
“킨쨩, 가까이 오믄 감기 옮는데이.”
“괘안타, 자이젠이 내는 감기 안 걸린다 캤다!”
그거 너 바보라고 놀린 건데. 설명할 힘이 없다. 밀어내는 나에게 굳이 너는 져지를 덮어준다. 갑자기 추워지는 날씨에 제대로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안 그래도 환절기라 힘들었는데 기온이 뚝 떨어지니 죽을 지경. 호피무늬 민소매 하나만 입고 있는 너를 보는 것만으로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주섬주섬 다시 져지를 끌어내리는데 네 손이 먼저 움직인다.
“안 된다! 누야 덮고 있으래이!”
“그카믄 킨쨩도 감기 걸린다 안카나.”
“내는 튼튼하데이!”
힘자랑이라도 하려는 듯 양 팔을 번쩍 들어 보인다. 간신히 미소를 짓고 고개만 끄덕였다. 킨쨩의 에너지는 참 좋은데, 이럴 땐 조금 버겁다. 내가 따라갈 수 없으니까. 양 팔을 든 채로 멈춘 네가 눈을 깜빡거린다. 안 그래도 조금 열이 올라 뜨뜻한 볼이 붉게 달아오르는 것 같다.
네가 다가온다. 나는 뒤로 물러서고, 너는 한 걸음 다가온다. 그러더니 덮어준 져지 안쪽으로 손을 넣어 내 허리를 끌어당겼다. 지금 심장이 '쿵쾅'하고 뛰었다. 이건 절대 두근두근이 아니다. 마냥 귀엽던 네가 이럴 때마다 남자애였단 걸 깨닫는다. 그보다 너무 가까운데.
“이래 꼭 안고 있으믄 내도 안 춥다. 긍까 누야가 져지 꼭 덮고 있으래이.”
아, 이러다가 진짜 감기 옮기면 어쩌지. 생각하는 건 관두고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분명 나보다 작았는데 언제 이렇게 또 커졌지. 예전엔 내 품에 안기던 너였는데 이젠 네 품에 안기는 내가 되었다.
“감기 옮아도 내 모른데이.”
“옮으믄 누야는 낫나?”
“모르제.”
“그라믄…….”
응? 네가 말을 줄이는 일은 보통 없는 일이라 고개를 들었다. 나를 빤히 보는 네 볼이 왠지 붉은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기도 잠시. 만화 속에 효과음 없이 물음표, 느낌표로 도배되는 한 칸이 지금 바로 내 상황 같았다. 이렇게 예고도 없이. 입술이 맞닿고, 혀가 뒤섞이고. 너랑 사귀고 몇 번이고 있었던 일인데 조금 다른 느낌에 나는 정신이 없다.
한 번에 숨을 훅 뱉어내었다. 볼이 붉은 너는 여전히 귀여운 표정이다.
“키스하믄 옮는다 캤으니까 이제 누야는 안 아플 끼다.”
머리에 꼭지가 있다면 김이 빠져나가고 있을 게 분명하다. 방금 전에 그렇게 박력 넘치게 키스해놓고 하는 소리는 왜 이렇게 귀여운 거야. 이런 데서 네가 남자애라는 걸 또 느낀다. 나는 말없이 네 허리를 끌어당겨 품으로 들어간다. 부끄러우니까, 좋아 죽을 거 같으니까 좀 더 안아줘.
“얼른 나아야 된데이.”
“킨타로 있으믄 나을 끼다.”
이런 남자친구가 어디 또 있겠어.
<겁쟁이 페달>
킨조 신고 드림 by.메이
킨조는 아침부터 감기 때문에 열이 나서 약속에 나가지 못할 것 같다는 그녀의 연락에 알겠다고 죽과 약을 사서 가겠다고 대답한 뒤에 짧은 한 숨을 내쉬었다. 환절기 때마다 감기에 걸리는 것은 물론 추워지기만 하면 눈사람처럼 꽁꽁 싸매고 다니기까지 하는 그녀가 감기에 안 걸리는 것이 이상한 지경에 이르렀다.
약과 죽을 사들고 그녀의 집으로 향한 킨조는 초인종을 누르는 것 대신에 지난번에 그녀가 알려준 비밀번호를 눌러 집 안으로 들어섰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도 곤히 잠든 모양인지 집 안에는 정적만이 흘렀다.
“왔어?”
“아아….”
방 안쪽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킨조는 신발을 벗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 밖에 비하면 훈훈하기는 했지만 좀 더 따뜻한 편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킨조는 죽과 약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선 방으로 향했다.
“콜록, 왜 멀쩡한 가 했어….”
“그래.”
그녀의 이마에 손을 올리자, 밖에서 막 들어온 차가운 손이여서 그런 진 몰라도 제법 열이 느껴졌다. 킨조의 손이 시원하다며 얼굴을 부비는 행동에 킨조는 쓰게 웃었다.
“죽이랑 약을 좀 사왔다.”
“응, 고마워.”
식욕이 없다며 그만 먹겠다는 말에 킨조는 더 먹어보라는 말을 꺼내는 것 대신에 약을 건넸다. 자고 일어나서 더 먹으면 될테니 꼭 지금 다 먹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약까지 먹었으니 이제는 한 숨 자고 일어나면 어느 정도 열이 떨어져있을 것 같았다.
“먹고 바로 자면 안 되는데.”
“그걸 생각하려면 밤에 야식을 시켜먹고 자면 안 됐지 않았을까.”
“역시…?”
그녀의 웃음소리에 목까지 이불을 덮어준 킨조는 차가운 물에 적신 수건을 이마 위에 올려주고선 방 안을 둘러보았다. 잠이 잘 오지 않는 모양인지 발을 까딱거리며 그녀는 눈으로 킨조를 쫓았다.
“…청소부터 좀 해야겠군.”
“내가 나중에 치울게.”
“환자를 공기가 안 좋은 방에 둘 순 없다.”
“윽…, 네….”
눈에 보이는 옷가지들을 옷걸이에 잘 걸어놓고 보이는 곳만이라도 정리를 하자 제법 시간이 흘러있었다. 그녀도 잠이 들어있었기 때문에 킨조는 물수건이 미지근해졌을까 싶어 방으로 가 물수건을 다시 차갑게 적셔 이마에 올려주었다.
“정말 예나 지금이나 손이 많이 간다, 넌.”
“…으응.”
돌연 들려온 목소리에 킨조는 깜짝 놀라 그녀를 살폈다. 못 할 말을 한 것은 아니지만, 자고 있는 줄 알았던 사람이 대답을 했다면 누구라도 놀랐을 것이 분명했다. 물론 그녀는 여전히 잠이든 상태였지만 말이다. 한 참을 자고 나서 일어난 그녀는 제법 열이 떨어져있어서 아까보다는 기운이 넘쳤다.
“이제 다 나은 것 같아.”
“오늘은 좀 더 상태를 지켜보는 게 좋겠다.”
“…놀고 싶은데.”
“내일 놀아도 늦지 않는다.”
한 참을 투덜거리던 그녀가 킨조의 손을 덥석 잡아 깨무는 시늉을 했다. 애교랍시고 하는 건가 싶어서 킨조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이마를 쓸어 넘겼다.
“감기만 다 낫는 다면 네가 하고 싶어 하는 거 다 하자.”
“진짜?”
“그래.”
“나 엄청 빨리 나을 거니깐, 여기저기 다 갈 거니까.”
“아아.”
부드럽게 웃은 킨조가 그녀의 이마에 짧게 입을 맞췄다.
'합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킨십」 합작이 공개되었습니다! :D (0) | 2016.01.08 |
---|---|
「심장박동」 합작이 공개되었습니다! :D (0) | 2015.09.29 |
「신발」 합작이 공개되었습니다! :D (0) | 2015.08.30 |
「소풍」 합작이 공개되었습니다! :D (0) | 2015.08.17 |
「넥타이」 합작이 공개되었습니다! :D (0) | 2015.05.17 |